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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의 첫 번째 직무는 병원에 가야 할 환자를 구분하는 것입니다 # 4 마지막 이야기 본문

개발하는 약사 유상준/개발하는 약사 이야기

약사의 첫 번째 직무는 병원에 가야 할 환자를 구분하는 것입니다 # 4 마지막 이야기

유상준 2022. 10. 28. 15:28

안녕하세요. 개발하는 약사 유상준입니다.

동네 약국 약사가 환자에게 단순히 처방전으로 처방전에 근거해서 약을 주는 것 이상으로

환자의 건강 상태에 관심을 가지고 그 차도를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이렇게 하는 것이 환자한테도 당연히 좋지만 약사 본인한테도 상당한 이점이 있습니다.

병원이라는 게 사실 인간적인 오류가 발생할 수밖에 없잖아요.

사람이 하는 거니까 만 명 진찰을 하다 보면, 한 명 정도는 오진이 날 수도 있고 또 약국 입장에서도 맨날 똑같은 약을 사러 오시는 분인데 이미 잘 아시겠지라고 생각하기 쉬운 것 같습니다.

 

사실 약사는 진찰이나 진단은 못 하지만 환자에게 셀프메디케이션을 도와주는 차원에서 병원 진료를 강하게 권유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이런 것들이 약사 본인의 방어를 위해서도 상당히 필요합니다. 오늘은 두 가지 경험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다 암과 관련이 있었던 이야기 입니다.

Case 4

저희 동네에서 반복적으로 치질약을 사러 오시는 노인분이 계셨어요. 저는 원래 응급 질환이나 중증 질환에 대해서는 항상 병원에 방문 하시라는 그런 말을 끝에 항상 합니다. 특히 이 치질 같은 경우는 피가 날 정도가 되면 환자들이 대장암과 치질을 구분하는 것이 상당히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환자분들이 오시면 반드시 대장 내시경을 하시라는 말씀을 말미에 드려립니다. 그분한테도 몇 번 치질약을 사러 오셨기 때문에 말씀을 드렸죠 그것도 한 두세 번 드렸어요. 그러고 나서 이분이 한동안 안 오셨어요.  1년이 지나서 오셨는데 완전히 훌쭉해지셔서 오셨더라구요. 그분이 저한테 대장암이었다 라고 말씀을 하시면서 약간 원망 섞인 말투로 왜 더 일찍 그 대장 내시경 하란 말 안 했냐 이렇게 얘기하시는 거예요. 저는 제가 항상 그런 약을 드릴 때 말미에 중증 질환의 가능성을 얘기하는 습관이 있기 때문에 분명히 그렇게 말씀드렸다 이렇게 자신 있게 말씀드렸죠 그랬더니, 그분이 기억이 나는지 인정을 하고 가시더라고요.

 

사실 큰 병을 앓게 되는 분들은 이제 마음의 상처가 있다 보니까, 누군가를 원망하기가 쉽습니다. 그거는 뭐 인간적으로 이해가 가는 상황이구요.  그런 상황에서 그래도 우리가 그 양심에 걸리는 게 없고 마음의 빚이 없으려면 이분들에게 중증질환의 가능성이 있음을 미리 말씀드리고 대비하게 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또 한가지 어려운 점일거라 예상되는 건 부정적인 말을 하면 사실은 좀 껄끄럽습니다. 쉬운 이야기는 아니죠. 특히 노인분들께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거는 말을 할 때도 좀 기술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저는 그래서 어떻게 얘기하냐면 뭐 '대장암일 가능성이 있으니까' 이렇게 얘기하는 게 아니라, '대장암도 그렇게 피가 나긴 합니다. 대장암일 가능성이 높은 게 아니라, 병원에 가셔서 일단 확인하시고 대장암이 아닌 것만 확인해도 마음이 편해지니까 마음 편하게 갖기 위해서 검사를 한번 받으시라' 이런 식으로 대장암이 아닐 가능성이 더 무게를 실어서 병원 방문을 유도를 합니다. 왜냐면, 사람들이 다 '암인 거 같아' 그러면 무서워서 되레 병원 검사를 안 받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래서 이런 것도 대화의 기술이 많이 필요하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Case 5

그리고 이거는 제가 약국 처음 열었을 때 겪었던 일입니다. 제가 약국 인수를 했을 때 이전 약사님 때부터 반복적으로 위장약을 받으러 오신 분이 계셨어요. 저도 그때는 좀 감이 없어서 그냥 그 소화불량이라고 밖에 생각 못 했고, 이전기간에 기간 동안 제가 약국 인수하기 전부터 위장약을 오래 드신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분이 암으로 진단을 받으셨고 계속 병원에서 위장약을 받으셨는데 암 말기가 돼서 발견하셨어요. 그런 일이 있어서 너무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래서 이런 사례들을 겪다 보니까, 이거 더 환자의 상태, 환자의 차도에 집중해서 봐야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분이 했던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게 고생하셔서 자제분들 유학 보내서 박사 마치고 이제 미국이나 한국에서 직업을 가지려고 하고 이제 손주 볼 나이셨거든요. 근데 손주 보면서 행복해야 될 시기에 위암 말기 걸려서 음식도 제대로 못 먹고 이런 게 너무너무 분통이 터지신다는 거예요. 병원에 계속 다니면서 위장약을 먹었음에도 왜 위암 말기까지 발견을 못했냐 이런 얘기를 저한테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조금 더 환자의 상태나 차도 그리고 전반적인 건강 상태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예민하게 대응해야 되겠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여러 케이스들을 나눠드렸는데요. 다 읽어보시니 어떠신가요? 

단순하게 처방이 나온대로 약을 정확하게 지어드리는 것도 약사의 역할이지만, 평소 동네에서 자주 오시는 분들이나 같은 약을 지속적으로 사가시는 분들에 대해서는 약사로서 챔임을 다하며 세컨의견을 받아보는 것도 필요할 거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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